1. OTT 감상평: 넷플릭스 [정이] 영화 감상평 후기_한국 SF에 도전장을 내민 영화
넷플릭스에서 1월 20일 한국 SF 영화 '정이'가 개봉했습니다.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4번째 영화이며, "AI 전투용병 정이 인간으로부터 탈출하라"라는 주제를 가지고 흘러가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. 종말이 닥친 22세기 지구는 더 이상 살 환경이 되지 못하는 지구에서 떠나 우주에 새로운 정착지를 만듭니다. 그러던 중 연합해 생존해 가던 무리 속에서 몇몇 반란 집단이 생겨나고, '아드리안'이라는 이름으로 연합군과의 전쟁을 선포합니다. 이에 따른 전투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고, 그 전쟁의 마무리를 한 걸음 남긴 채 마지막 작전에 투입된 천군만마 한국인 용병 윤정이 씨(김현주 배우)를 통하여 그 마무리가 수포가 되고 맙니다. 그 후 계속해서 대립하며 긴 전쟁의 끈을 놓지 못하는 시대가 계속되는 중, 고도의 발달한 AI 기술을 이용해 내전을 끝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합니다. 연구를 이끄는 사람은 기업 '크로노이드'의 연구팀장 윤서현 씨(강수연 배우). 자신의 어머니인 윤정이 용병의 뇌 복제 후 기계에 삽입하여 전투 안드로이드를 만드는 실험에 고전하는데... 모두의 영웅이자 자기 혈육인 어머니인 윤정이의 복제를 통해 윤서현이 많은 심리적 갈등을 얻게 되는 이야기입니다.
2. 인간의 뇌 복제? 앞으로 정말 도래할 수도 있는 미래의 한 장면에 대하여
이런 장르의 영화는 보는 것은 즐기지 않는데, 90분 정도의 러닝타임과 섬뜩하지만 흥미로운 주제를 가지고 있기에 시청했습니다. 미래에는 자기 몸이 더 이상 연명하지 못했을 때를 대비하여 '뇌 복제'를 선택할 수 있는데, 그 뇌 복제에도 여러 가지 수준이 나뉘며 각각의 비용과 대우가 천차만별입니다. 우리가 대부분 생각하고 소망하는 것들은 내 몸은 하나이고 내 뇌도 하나이지만 22세기의 영화 내 미래에서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자신의 존엄권을 상실하고 나라에 소속되어 사용권이 자유로워지는 하나의 '뇌 데이터'로 남아있기에 십상입니다. 잠시 화면을 멈추고 이런 시대에서 내 수명이 가까워져 왔을 때 나는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. 절대 생명을 가벼이 여겨 하는 말은 아니지만 그럴 바에야 그냥 죽음을 택하겠다는 것이 제 생각이었습니다. 나라는 존재가 소중하고 이 자체로 고상하게 소중한 생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. 미래의 기술 속에서 손상되는 것은 내 육신뿐만이 아닌, 내 존엄, 내 영혼까지도 손상되는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. 죽음을 언젠가 마주하게 될 날이 반드시 있겠으나 미래의 삶이 그저 찬란하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, 또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 순간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.
3. 발전하는 기술 속에서 잃지 말아야할 것들
영화 속 주인공은 복잡한 내적 갈등을 통해 결국 결단을 내립니다. 우리도 미래를 나아가며 살아가는 존재이니만큼 어떠한 '결단'을 내리고는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. '나'라는 존재 자체가 가진 것 중 가장 소중하고 고상한 것은 무엇인가. 그것이 무엇인지 명료하게 '정의'하고 나가지 않는다면 영화의 아픈 곳이 미래의 씁쓸한 현장에 서 있는 우리의 미래 세대, 우리의 현주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그저 몸과 정신, 기억들이 존재하는 하나의 기계가 나라는 존재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을지, 또는 그런 주변인을 내가 완벽한 한 사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것까지 말입니다. '나'라고 규정될 것, 또 상대를 상대라고 규정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. 또한 계속해서 줄어드는 출생률은 더 먼 미래와의 격차와는 경쟁조차 되지 않아 걱정스러운 마음입니다. 저도 출산에 대해 고민했을 때 탄생의 기쁨보다는 생계에 대한 탄식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잘 알고 있기에 그저 소망할 뿐이지만, 그때의 것들은 그때 머물고 또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존재들이 이끌어갈 미래도 조심스럽게 소망해보게 되는 영화였습니다. 이렇게 한국 SF 영화 '정이'의 짧은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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